인모드 시술 후기
나는 남자다 그리고 인생에서 처음으로 피부과 시술을 받았다.
아마 시작은 동생의 한마디였다.
"역시 이건 유전이야, 형도 똑같네"
오랜만에 가족여행 가서 함께 셀카를 찍고 사진을 확인할 때 동생 입에서 나온 발언이다.
"봐봐 형 목 ㅋㅋㅋㅋ 우리 형제는 목에 살이 많아,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형도 똑같네"
거울을 볼때 가끔 체중에 비해 두툼한 내 턱과 목이 신경 쓰였지만 콤플렉스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동생의 말을 들은 후에는 묘하게 신경 쓰였다.
그 후로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은 것을 보면 나에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애초에 외모에 크게 신경쓰는 편도 아니거니와 살을 빼면 같이 빠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 크게 의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주 전 5년 동안 꼈던 교정기를 제거했다.
제거할 때 Before, After 사진을 보여주었다. 특히 충격받은 건 옆모습 사진인데. 이건 동생의 말이 맞다고 확신했다. 그래 유전이다.
유전을 거스르려면 적극적인 행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자료를 찾은 것은 아니다. 단톡방에서 떠들던 중 우연히 인모드라는 시술에 대해 알게 되었다.
턱과 볼의 지방을 녹이는 시술이란다.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된 후 주변에서 시술후기를 수집했다.
생각보다 주변에 많은 사람이 받아본 경험이 있어 놀랐다.(전부 여성) 아무튼 대부분 효과가 있다고 말했고 갑자기 엄청난 호기심이 생겼다.
인터넷을 조금 찾아보니 가격도 나름 합리적인 것 같다.
오케이 쇠뿔도 단김에 뽑으라고, 이번주에 바로 예약했다.
실장님과의 상담을 대비해서 나름 이것저것 공부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공격적이진 않았다. 내 얼굴이 살이 많아 보이진 않고 처진 것으로 보인다고 인모드 보다는 슈링크를 추천해 주셨다. 하지만 나는 인모드라는 시술이 궁금했고, 지방제거인 fx와 탄력효과인 Forma를 동시에 받기로 결정했다.
인모드 시술 후
사람들이 아프다고 겁줬던 인모드였지만 생각보다는 견딜만 했다. 진짜 너무 뜨거워서 못 참겠다 싶을 때 딱 한 사이클이 끝난다.
의사 선생님의 실력에 따라 고통이 천차만별일 것 같았다.
시술은 25분 정도 받았다. 시술을 받는 동안 심심해서 의사 선생님께 몇 가지 질문을 했다.
Q1. 요즘 남성 분들도 많이 시술받으러 오는지? 예전에 비해서 남성 고객이 늘었는지?
A1. 예전에 비해서 많이 늘었다. 본인 생각에는 유튜브, 인스타가 생겨 정보고 빠르게 퍼져 알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졌다. 특히 30대가 제일 많은 것 같다.
Q2. 인모드 자체가 지방을 태우는 수술인데, 오는 사람들 중에서 날씬한 사람이 많은지 혹은 살집이 있는 사람이 많은가?
A2. 평범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원래도 날씬하고 이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다. 그 사람들은 완벽해지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중간에 오는 사람들을 환자라고 하는게 웃겨서 질문 했다.
나: "제가 환자인가요? 딱히 아픈 곳은 없는데"
선생님: "병원에 오시는 분들은 환자죠, 고객이라고 하면 뭔가 이상해요."
나: "얼굴이 아픈 건가요??"
선생님: "어떤 측면에서는 아픈 게 맞죠"
나: " 그거 되게 슬픈 말이네요"
근데 맞는 말이다. 어떻게 보면 철학적일 수 있는게 마음이 아플만큼 신경쓰이니까 시술을 받으러 오는게 아니겠나? 환자라는 워딩은 지극히 맞는말이다.
참 인생은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보상을 해준다. 원래도 이쁜 사람이 제일 많다는 말은 꽤 흥미로웠다. 재밌는 건 나는 지방과 살에 대해 물었는데 이쁘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 사람들은 지속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내 질문의 의도는 노력은 하기 싫으면서 돈으로 때우려는 사람이 많냐는 민감한 질문이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무튼 25분의 시술이 끝나고 간단한 주의사항을 듣고 나갔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얼굴을 바로 확인했는데 얼굴에 멍이 많이 들었다. 바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봤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시술은 3번이고 최고 효과는 2주 뒤부터 나온다고 하니까 확인해 봐야지
피부과(의원)는 깨끗했고 직원들도 아주 친절했다. 약간 돈 쓸 맛 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모드를 받고 효과가 없으면 슈링크도 받아봐야겠다. 이런 식으로 돈이 술술 나가고 나중에는 빚까지 내는 건가?
경험해 봐야 아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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