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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미용사의 컨디션은 언제가 최고일까?

by 기획자 김맥스 2024. 11. 19.

미용사의 컨디션은 언제가 최고일까?

 

미용실은 내 중요한 머리카락을 전적으로 맡기는 선택 밖에 할 수 없는 어떻게 보면 소비자에게 상당히 불합리한 구조적 특정을 갖는다.

 

자리에 앉고 시작하면 중간에 멈출 수 없다. 아니 뭐 멈출 수도 있겠지만, 특히 나는 안경을 벗고 머리카락을 자르기 때문에 다시 안경을 쓰기 전까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진행과정이 궁금해서 어떻게든 보려고 눈을 부라려도 윤곽만 보일 뿐, 새로운 나와 만나는 건 이미 결과가 나온 다음이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미용사분이 내 머리를 자르는 시간동안 정작 나는 내 머리가 잘리는 과정을 볼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심심하다.

 

그 심심한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나에게는 두가지 선택지 밖에 없다.

 

첫째 미용사와 스몰토크

 

둘째 눈을 감고 생각하기

 

분명 선택지는 두개지만 내 선택은 보통 후자다.(선택이 맞는지 모르겠다 대화란 둘이 하는 거니까..)

 

그날도 당연히 눈을 감고 있었다. 머리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띵 !! 재미있는 의문이 들었다.

 

미용실은 아침에 가나 밤에 가나 가격이 똑같다. 하지만 미용사도 사람인데 하루종일 컨디션이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나도 점심 이후에는 식곤증으로 집중도가 조금 떨어지고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면 아무래도 주의력이 바닥나는 느낌을 받는다.

 

'자 그렇다면 언제 미용실을 가는게 가자 좋은 선택인가?'

 

오전에는 전날 잠을 못잤거나 혹시 과음했을 경우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확률이 있다. 또한 몸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손을 푸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점심 이후에는 식곤증으로 인해 몸이 무거울 수 있다. 영업 마감 시간에 가면 컨디션과는 별개로 빨리 집에 가고 싶어 내 머리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못 쓸 수도 있다. 이런식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했다.

 

그리고 까먹었다.

 

그런데 얼마전 궁금증을 해결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1인 샵을 갔고 퇴근 후 방문했기 때문에 내가 마지막 손님이었다.

 

앞서 말했든 미용실에서는 두개의 선택지가 있다. 정말 오랜만에 첫번째 선택지를 골랐다.

 

내 질문이 나름 흥미로웠는지 대답을 잘 해주셨다. 내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전에는 확실히 손을 푸는 느낌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점심 쯤 손이 풀리기 시작한다고 했다.

 

1인샵이라 예약이 있으면 먹고 아니면 걸러 식사시간은 규칙적이지 않다고 하셨다.(힘들다 자영업) 그래도 식사로 인한 늘어짐은 크게 없는 듯 했다.

 

결론적으로 하루 중 최고의 퍼모먼스를 낼 수 있는 시간대는 12:00 ~ 16:00 이다. 

 

우연히라도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참고 하시라, 그 이후는 조금 지치기도 하고 퇴근이 다가오면 아무래도 컨디션이 조금씩 떨어진다고 말씀하셨다.

 

정답은 들었지만 나는 쉽게 이용할 수 없는 시간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손님임에도 불구하고 머리 감을 때 간단한 두피 마사지까지 해주셨다. 지금 시간까지 손에 힘이 남아있구나, 항상 최선을 다하시는구나..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상대적으로 대충하지 않겠냐고 생각하던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안경잽이들은 드라이를 마치고 새로운 나와 만난다. 이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진정한 실패다.

 

다행이 만족스러웠고 다음에 또 와야겠다는 생각을하며 인사를 건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잊지말자 미용실 12:00 ~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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