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계획에 독서모임이 있나요?

새해만 되면 찾아오는 독서모임 가입 루틴

내가 운영중인 독서모임 공릉동책방은 2023년 10월 11일 탄생했다. 햇수로 따지면 3년으로 새해를 두번 보냈다. 

 

독서모임에 가입하는 사람들의 추이를 유심히 관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게된다. 우리 모임은 1월부터 가입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3월에는 가입제한을 풀어야 할 만큼 사람들이 모인다. 그리고 3월이 지나면 천천히 내려간다.

 

작년에는 오픈빨로 소모임 앱 상단에 노출되서 많이 가입하는 줄 알았는데 올해 같은 루틴이 반복되는 것을 보니 분명해졌다.

 

우리는 새해가 밝으면 새해 목표를 세운다. 영어공부, 이직, 운동, 다이어트, 개발언어공부 등 매년 반복되는 단어들로 쭉 나열한다.

 

그리고 이제는 확실해졌다.

 

신년 계획에는 독서가 포함되어있다!! 거기서 한 발자국 더 가는 사람들은 독서모임에 가입한다고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모임장으로 모임원이 늘어나는건 순수하게 매우 기쁘다. 하지만 새해에 되어서 가입하는 루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새해 독서모임에 가입해 실제로  참여하는 비율은 어떻게 될까?

작년 말 1년 동안 독서모임이 어떻게 운영되었나 참가인원과 비율을 정리 했다. 그리고 모임원을 한번에 60% 방출시켰다.

 

그동안 유령 모임원을 방출하지 않은 이유는 신규 참가자가 모임을 고를 때 어느정도 인원이 있는 독서모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임 특성상 남여 비율이 어느정도 맞아야 신규 가입자가 생긴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남성 유령 모임원은 중간중간 강제 탈퇴시켜 비율을 유지했다. 아무리 독서모임이라도 모임 선호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방출하는 과정에서 모임원들의 참가 횟수와 가입시기를 분석했다.

 

독서모임에 가입해 참여로 이어지는 비율은 30% 이하이다. 그리고 2번 이상 참가하는 비율은 더 떨어진다.

 

가입시기가 1분기인 사람들을 주목해봐도 결과는 동일하다. 결국 독서와 독서모임도 절대 지켜지지 않는 새해 계획과 본질이 똑같다는 이야기다. 정말 재미있지 않은가?

 

지정도서제의 장벽은 높다

우리 모임은 독서모임에서도 비주류인 지정도서제로 진입장벽이 더 높다. 추가로 내가 게을러서(죄송합니다) 책 공지를 빡빡하게 하기 때문에 독서시간이 2~3주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3주 정도면 꽤 긴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독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결코 긴 시간은 아니다.

 

우리 모임은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의 직장인이다. 2주안에 책을 읽으려면 무조건 평일에 시간을 쪼개서 읽어야한다.

 

그래서 우리 독서모임에 참여해주시는 모든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익숙하지 않은 모임에 참여하는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

 

내가 더 부지런하게 책을 선정하고 퀄리티가 높은 질문들을 가져가야하는데 내 일상이 조금이라도 바쁘면 독서모임이 우선순위에서 멀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독서모임을 놓지않고 꾸준히 하는 이유는 용기내서 나와주신 신규 모임원 분들과 고정으로 참여해주시는 맴버들 덕분이다.

 

독서와 독서모임이 도깨비 방망이처럼 인생을 확 바꾸지는 못한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일상의 대화가 아닌 책에 대해 서로 이야기 나누는건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경험이라는 말처럼 신년 계획에 어울리는 단어가 있을까?

 

새해목표에 정말 어울리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목표를 세웠으면 용기내서 참가해보시기를 바란다.

 

 

https://maxlog.kr/entry/bookclub1

독서모임을 운영해보자(1)

공릉동책방 : https://somoim.friendscube.com/g/eaa9beca-67ee-11ee-bd49-0ae07ed707151

노원구 책/독서 모임 - 공릉동책방